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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시국선언 참여한 대학과 교수, 시국선언 속 주요 문장들

by st공간 2024. 11. 27.

목차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시국선언 참여한 대학과 교수, 시국선언 속 주요 문장들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인근의 한 카페에서 수업을 마친 후 교수 8명이 모였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현 시국에 대한 깊은 우려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이내 시국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할 때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라는 문구로 시국선언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선언문은 교수들의 부끄러움과 무기력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결국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교수 시국선언의 시작과 배경

    이번 시국선언은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의 인문학 교수들이 주도했습니다. 김진희 교수(경희사이버대 미국문화영어학과)는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강의실에 서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 명태균 게이트와 국정농단 의혹을 다룬 뉴스들을 보면서 자신이 가르쳐야 할 가치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러한 괴리감은 결국 시국선언문 작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초고를 작성하고 동료들에게 공유하여 문장을 다듬고, 서명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의 교수 및 연구자 226명이 이틀 만에 연명하게 되었습니다. 이 선언문은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아 지난 13일 공개되었습니다.

    대학가의 시국선언 확산

    경희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지식인들의 목소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시국선언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컸습니다. 지난달 가천대 교수노조의 시국성명을 시작으로 전국 30개 대학에서 3400여 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사회적 부조리,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경북대학교 교수 및 연구자들은 대구 경북대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대북 정책, 의료 대란 등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국선언이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승택 경북대 교수는 "대학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그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경북대의 시국선언문에 카이스트 졸업식 사건을 예로 들어 자유의 억압을 비판했습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은 학문의 자유가 정치적 압력이나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교수들은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가능한 학문적 공간을 지키기 위해 이번 시국선언이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시국선언의 의미는 단순히 정치적 요구를 넘어 학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지식인들의 필연적인 행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움과 의무 사이에서

    대학 교수들에게 시국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성명이 아닌, 지식인으로서의 의무감을 고백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강원 지역에서는 191명의 교수들이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하며 시국선언을 준비했습니다. 박현숙 한라대 교수는 "미래를 만들어 갈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현 상황을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도 동아대 원동욱 교수의 주도로 652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했습니다.

    교수들은 자신들이 기득권층의 일부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아픔을 말할 수 없고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면 지식인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 선언문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민하고 논의하기 위한 계기를 만들기 위해 작성된 것입니다. 지식인으로서 사회의 부조리와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선언문에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과 역할을 재정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와 강의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사명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식인 집단이 스스로의 책임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시국선언문에 담긴 다짐과 바람

    경희대 시국선언문은 "우리는 이제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며,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만들어갈 우리의 삶이 어떠한 삶일지 토론한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는 지식인들이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집단적 논의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민유기 경희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겪으며 민주주의가 굳건하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후 전면적인 사회 대전환의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시국선언이 단순한 퇴진 요구를 넘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논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들은 또한 시국선언을 통해 학생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과 사회적 부조리에 맞서는 용기를 학생들이 배우길 바랐습니다. 시국선언문은 학문의 자유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사회적 정의를 지키기 위한 지식인의 노력이 담긴 상징적 선언이었습니다. 이 선언문이 단순한 정치적 외침이 아닌, 교육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교육자로서의 의무를 실천한 것입니다.

    시국선언의 지속과 지식인의 책임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조선대, 한신대 등에서도 수백 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하며 현재의 상황에 대한 비판과 개선 요구를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연세대 시국선언문에서는 "편 가르기와 파행적 인사,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정치로 인해 공동체가 무너졌다"고 비판하며, 부끄럽게 살 수 없는 지식인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이화여대의 교수들도 시국선언에 참여하며 "학문과 진리의 수호가 우리 교육자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러한 가치를 위협하는 모든 것에 대해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들은 학문과 진리 탐구의 장으로서 대학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서 침묵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러한 시국선언의 움직임은 단지 몇몇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이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기관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곳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교수들은 이번 선언을 통해 학문의 자유와 사회적 정의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동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그들은 또한 학문적 공간이 자유롭고 독립적이어야 하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론

    이번 시국선언은 한국의 대학 교수들이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재고하고,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그들의 부끄러움과 결단은 단순한 성명이 아닌, 한국 사회에 던지는 깊은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국선언을 통해 교수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역할을 분명히 하고, 침묵하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용기와 책임감은 민주주의와 학문적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지식인으로서의 본분을 되새기게 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지식인들의 과업이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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